[경복궁 생각]

아트디렉션/ 조형물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프로덕션
2025. 07. 02.- 2025. 07. 07. / 경복궁 내 6곳 (영제교,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교태전, 생과방) / 서울


EXHIBITION



생각의 유산으로 경복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경복궁 생각>전시의 아트디렉션과 조형물 및 그래픽 디자인으로 함께 했습니다.
올해로 창건 630년을 맞이한 경복궁은, 과거의 유산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전시는 경복궁 내 주요 지점 다섯 곳에 설치된 조형물 ‘동심원(Concentric Circle)’을 통해 다르게 걷고, 멈추며, 낯설게 듣고,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속도로 경복궁을 조우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워레이보는 이 다섯 개의 동심원, 즉 관람자의 시선과 경복궁이 교차하는 교차점과 전시를 상징하는 비주얼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차경(借景)’은 한자 그대로 ‘풍경을 빌려온다’는 뜻으로, 자연의 일부를 건축의 구성으로 끌어들이는 한국적인 시선입니다. 경복궁 곳곳에 등장하는 살창과 격자창은, 무엇을 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차경의 구조적 장치로 작동합니다. 우리는 동심원을 찾아 걸으며 나만의 차경으로 경복궁을 바라보게 되고, 어느 순간 자신이 유산의 시선 안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는 단순히 보존된유산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오늘의 방식으로 유산을 사유하고, 그 속에 담긴 삶의 조각들을 다시 생각해보는 경험이 됩니다. 더불어 전시를 상징하는 키비주얼은 반(反)형태가 구성하는 이미지를 통해 전시가 전달하고자하는바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자 했습니다.



Exhinition Director. 최인선
Exhibition Composition. 선하리, 최인선
Art Direction. 이정형
Sculptural & Graphic Design. OURLABOUR
Guardian Animal Design & Production. 장준호
Concept & Narrative Design of Dongsimwon(Concentric Circle. 최인선
Sound Composition. 선하리
Photography. 송시영
Narration. 슈퍼주니어 예성
Organized by. 국가유산진흥원, 필름콜렉티브위
Hosted by. 국가유산청


OUR LABOUR
Creative Director. 이정형
Sculpture Design. 한상문
Graphic Design. 정승혜
Product Director. 최병석
Production Team. 김종훈, 박세범, 정기훈, 정의혁
Photography. OUR LABOUR



<영제교 동심원> 문과 문사이의 문
경복궁의 첫 관문인 금천은 속세와 성역을 나누는 경계이며, 그 위의 영제교는 궁에 들어서며 처음 마주하는 ‘예(禮)’의 공간입니다. 〈영제교 동심원〉은 여정의 시작점에 놓입니다. 광화문을 지나 첫번째 문의 형태를 가진 첫번째 동심원을 통해 북악산, 인왕산, 그리고 궁의 배치가 한눈에 들어오며 경복궁을 하나의 성스러운 세계로 인식하게 됩니다.


<근정전 동심원> 권위와 환상이 만들어지는 곳
근정전은 조선의 국왕이 즉위하고 신하를 맞이하던 장소로, 왕권과 이상 국가를 상징합니다. 〈근정전 동심원〉은 근정전 앞 회랑과 회랑이 만나는 모서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박석의 결 구조와 맞닿아 있으며, 관람자는 임금이 섰던 자리에 서서 권위의 무게와 시간의 깊이를 몸으로 감각하게 됩니다.


<경회루 동심원> 지붕에 올라가 하늘을 바라보는 이야기
경회루는 외국 사신을 접대하고 연회를 열던 장소이자, 궁중문화가 펼쳐지던 공간입니다. 본래 이 자리는 조선의 학문과 기록을 맡았던 궐내각사가 있던 곳으로, 경복궁이 정치뿐 아니라 사유와 문예의 중심이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궁궐의 많은 지붕에는 잡상들이 있습니다. 이런 잡상들처럼 우리도 기와 지붕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상상을 가능하게하는 궁의 하늘 아래에서, 생각이 머문 자리입니다.


<향원정 동심원> 과거와 현재의 스카이라인이 겹쳐지는 곳
향원정은 연못 위에 세워진 정자로, 왕과 왕비의 내면적 시간을 위한 사적인 쉼터였습니다. 차경(借景)의 미학이 극대화된 이곳에서의 동심원은 자연을 소유하지 않고 빌려 쓰는 삶의 태도를 제안합니다. 현재 서울의 풍경 속에서 조선의 시간과 풍류를 다시 마주하는 자리입니다.


<교태전 동심원> 크게 보기와 작게 보기
교태전은 왕비의 생활 공간이며, 뒤편의 아미산은 궁에서 가장 은밀하고 신성한 정원입니다. 〈교태전 동심원〉은 이 비밀스러운 공간을 마주하며여성의 신비, 음양의 균형, 감춰진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드러나는 정치의 공간 너머, 숨겨진 권력과 내면의 미학을 사유하는 자리입니다.


<복랑이> 근정전 호랑이의 마실
630년만에 경복궁 경회루를 지키던 복랑이가 마실을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복랑이는 동심원의 주변에서 동심원을 어슬렁거립니다.  근엄한 경복궁 백호의 반려동물 같은 모습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우리의 문화유산의 이야기입니다.




Photography. 송시영